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볼 때 SF 액션물로만 생각했습니다. 핵전쟁, 타임머신, 미래에서 온 생존자. 그런데 다 보고 나서 머릿속에 남은 건 그런 거대한 장치가 아니었습니다. "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죽은 세상에서 혼자 살아남는 게 더 무섭다"는 대사 하나가 며칠 동안 떠나질 않았습니다. 〈시지프스: The Myth〉, 단순한 SF가 아니었습니다.핵전쟁이라는 설정, 드라마는 어떻게 썼을까요?〈시지프스: The Myth〉의 핵심 전제는 이렇습니다. 미래에 한반도에 핵전쟁이 발생하고, 그 전쟁을 막기 위해 미래에서 사람들이 시간을 건너옵니다. 드라마 속에서 이들을 '업로더(Uploader)'라고 부릅니다. 업로더란 양자 전송(Quantum Transfer) 기술을 이용해 과거 시점으로 위상 이동한 사람..
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? 저는 이 드라마를 보기 전까지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습니다. 2019년 JTBC에서 방영된 《눈이 부시게》는 시간을 돌리는 시계라는 판타지 설정으로 시작하지만, 결말에 이를 때쯤엔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. 청춘, 가족, 그리고 '지금 이 순간'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드라마입니다.판타지 설정이 단순한 장치가 아닌 이유시간 역행(time reversal)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작품은 꽤 많습니다. 여기서 시간 역행이란 이야기 속 인물이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돌아가 현재를 바꾸는 장치를 말하는데, 대개 주인공이 운명을 바로잡는 영웅 서사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. 그런 작품들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로 이 드라마를 틀었더니, 처음 몇 화는 예..